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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교회는 신자되기가 힘들었다 - 유기성 목사

by 정보톡톡01 2018. 12. 22.

[회심의 변질] - 유기성 목사

이번 일본 여정 중에 꼭 읽고 싶었던 책 한권을 읽었는데, 알렌 크라이더의 [회심의 변질]입니다. 
이 책에는 예루살렘 초대교회의 회심으로부터 시작하여 콘스탄티누스 이후 4세기 동안 회심의 개념이 변질되어 온 과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초대 교회는 신자가 되기 퍽 힘들었습니다. 돈과 권력에서 멀어지고 관계는 단절되고 소외당하기 일쑤이고, 목숨까지 내놓아야 하는 처지가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신자가 되기 위하여 세례를 받으려면 아주 까다롭고 불친절한 절차를 거쳐야 했습니다. 내부 침입자는 아닌지 의심부터 받아야 했으며, 회심의 확인을 받기 위한 훈련과 검증 절차가 3년 동안 걸렸습니다.


성경과 교리를 가르치는 것만 아니라 진정 거듭난 자의 삶을 살게 되었는지, 가난한 자를 돌보는지, 병든 자를 방문하는지, 나그네를 대접하고, 원수를 용서했는지를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구, 이웃에게 확인한 다음에야 그리스도인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이렇게 예수 믿는 것이 힘들면 누가 믿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믿기지 않는 것은 이렇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데도 갈수록 기독교인이 늘어만 갔다는 것입니다. 4세기 초까지 매 10년마다 평균 40%씩 성장했고, 로마의 인구 중 10%에 육박했을 정도이니 폭발적 성장이 경이롭습니다.


크라이더는 초대교회 문서들에서 불신자들에게 전도하라는 말이 거의 나오지 않음에 주목하였습니다. 그것은 당시에 너무 위험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또한 그리스도인의 전도는 말이 아니라 구별된 삶으로 되어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초대교회 예비신자들을 위한 교훈서였던 키프리안의 저서 [퀴리누스에게]를 보면 “여러분의 빛을 사람들에게 비추십시오” “우리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말해야 합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기독교 국가로 만든 뒤부터 회심의 변질이 일어납니다.
박해를 받는 기독교가 박해하는 기독교로 바뀌게 되었고, 기독교 교인이 되지 않으면 살기 힘든 시대가 도래된 것입니다.


그 때부터 회심은 하나님과 개인의 내면의 문제로 축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삶의 총체적 변화를 의미했던 회심이 실천적 윤리가 빠진 채 '구원의 확신' 정도로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버려야 할 죄들은 그냥 그대로 가지고 회심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크라이더는 이것이 기독교 타락의 시발점이었다고 보았습니다.


이제는 교회에 나오면 다 그리스도인이며 간단한 절차에 의해 교육과정을 통하면 세례를 받게 합니다. 그러니 성찬에 참여해 떡과 잔을 마셔도 감각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미 예수를 믿고 구원받았다는 교인들과 목회자들에게 회심을 촉구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회심의 변질된 본질이 변화되어야 합니다. 
어느 시대이고 예수 따르는 것이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이었던 적은 없습니다. 좁고 협착한 길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책 제목 자체가 마음에 걸림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회심이 변질된 현실의 기독교가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과연 한국 교회에 회심의 본질이 회복될 수 있을까?’

묵상 중에 저 자신이 변질된 회심의 당사자였음이 깨달아졌습니다.


저는 목사가 되고서야 진정한 회심에 눈이 뜨였습니다.
그것은 성경공부나 교리교육을 길게 받았거나 온전한 삶을 사는지에 대한 엄격한 평가를 통과하여 주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직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복음을 깨닫고 얻게 된 은혜였습니다.
그러면서 주님과 친밀히 동행하며 사는 것이 회심의 본질을 회복하는 길임을 알았습니다. 그러면 반드시 주님이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 유기성 목사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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